오늘은 교회력으로 산상변모주일(山上變貌主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산 위에서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신 사건을 기념하는 주일인데, 주현절의 마지막 주일이자, 사순절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전 주일에 지키게 됩니다. 예수님이 변화산의 변모하신 모습을 보여주신 이유는 고난과 십자가 죽음을 예고하셨을 때, 제자들이 두려워하고 믿음이 흔들릴 수 있어서, 예수님이 어떤 존재인지 드러내기 위함입니다.
1절에 보면 베드로의 신앙고백과 첫 번째 수난 예고가 있은 지 6일 만에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시고 따로 높은 산에 올라가십니다. 이 변화산을 헬몬산이라 하기도 하고, 다볼산이라고도 하는데, 높은 산이라 했을 때 이 지역에서 가장 높은 산이며,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이동하신 동선으로 보면 그 근처인 헬몬산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사복음서 저자 중 요한은 변화산 사건의 직접적인 목격자인 세 제자 중 유일한 제자이면서, 요한만 이 사건을 복음서에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이 찬란한 사건을 기록하지 않은 이유를 신학자들은 이렇게 추론합니다. 1) 요한은 요한복음 전체가 변화산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예수님의 신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2) 공관복음의 변화산은 고난 전 위로와 격려의 성격이 강하다면, 요한복음에서 예수님이 가장 영광스럽게 빛나는 순간은 변화산의 순간적 변화가 아니라 십자가 위로 보기 때문이다. 3) 요한복음은 제일 나중에 기록된 것으로 기록 당시 초대 교회 성도들은 이미 변화산 사건을 잘 알고 있었기에 반복을 피하기 위해 생략했다. 4) 요한은 변화산 사건을 따로 서술하지는 않았지만, 곳곳에서 그날 산 위에서 본 영광의 흔적을 기록하고 있다(요 1:14). 즉 변화산에서 본 예수님의 영광을 자신의 신앙체계 안에서 완전히 내면화하여 녹여냈다.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변화산의 영광을 보여주신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1. 그것은 고난받는 인자의 모습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아들로서의 영광을 미리 보여주심으로 제자들의 믿음을 굳건히 세우시기 위함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이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신앙여정에도 믿음의 길을 가는 것이 옳은가 하는 의구심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확실하게 보고 나면 의심은 확신으로 바뀌게 됩니다. 예수님은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 그리고 율법의 대표자 모세와 예언자의 대표자 엘리야가 내려와 예수님과 대화를 나누고,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대해 논의함으로 예수님이 모든 구약의 성취자임을 확증합니다. 병행 구절인 누가복음 9장 31절에 보면 그들은 함께 장차 예수께서 예루살렘에서 별세하실 것을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율법의 핵심이며, 우리를 구원하실 하나님의 계획입니다. 우리의 욕심은 핵심에서 벗어나게 할 때가 있습니다. 인간의 열심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초막 짓는 것을 주의 일 하는 것으로 착각하며 본질에서 벗어난 것에 열심을 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초막 짓는 일이 아니라 주님이 가신 고난의 길을 따라가려고 해야 합니다.
3. 이로써 곧 닥칠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이 세상 권력에 대한 패배가 아니라 우리를 구원하기 위한 영광으로 가는 과정임을 깨닫게 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변모한 모습만이 아니라, 친히 쉐키나의 영광과 함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제자들이 맞이할 현실은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어루만지며 위로해 주셨고, 제자들이 눈을 들어 볼 때, 예수님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