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기도입니다. 사랑하면 기도하게 됩니다. 기도의 능력을 알고 있다면 더더욱 그러합니다. 아마도 가장 강력한 사랑이 동반된 기도는 자식을 위한 부모의 기도일 것입니다. 저 역시 제 아들들을 위해 기도합니다. 때로는 자식들이 내가 기도한 것과 정반대로 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제 마음에는 이런 생각이 듭니다. “네까짓 게 그래 봐야 내가 기도하고 있는데, 별수 있겠냐? 기도가 센지, 네 고집이 센지 두고 보자” 이런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우리가 무슨 교훈을 주고, 훈계해도, 그 마무리는 기도여야 합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긴 설교를 한 후 제자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를 올리셨습니다. 요한복음은 14-16장에 예수님의 고별설교, 다락방 강화(講話)라고 불리는 설교를 하신 후, 17장에서 제자들을 위한 대제사장적 기도를 드리십니다. 구약의 제사장이 죄인된 인간을 하나님께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듯이, 예수님도 연약하고 무지한 제자들을 하나님께로 이끌기 위해 기도하십니다. 제자들을 위한 기도의 내용은 다양합니다. 영생과 영화(3-5절), 보전(11절), 거룩과 성화(17절), 하나됨과 일치(21-22절), 그리스도의 영광에 참여(24절)와 같은 주제로 기도하셨지만, 예수님의 마음에 가장 간절한 기도제목은 ‘제자들의 일치와 하나 됨’이었습니다. 기도의 대상으로 분류해보면 예수님 자신과 연관된 기도(1-5절), 제자들을 위한 기도(6-19절), 제자들의 일치를 위한 기도(20-26절)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과연 하나됨을 이룰 수 있을까요? 부부지간에도 완전한 합일은 어렵습니다. 오죽하면 “당신은 내게 로또야?” “왜?” “안 맞아. 안 맞아도 너무 안 맞아” 이런 농담이 생겼겠습니까? 부모자식간에도 생각하는 게 다르고 계산하는 게 다릅니다. 40년 지기, 50년 지기도 한순간에 좋았던 관계가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끝까지 하나됨을 유지하는 게 어렵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이 하나가 되기를 원했고, 이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하나됨과 일치를 위한 예수님의 기도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1. 기도는 크고 넓게, 멀리보고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지금 눈 앞에 있는 제자들을 위한 기도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자들과 제자들을 통해 믿게 될 다음 세대의 제자들을 위해서도 기도하셨습니다(20절).
2. 삼위일체적 연합을 본받아 사랑하기를 기도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됨의 근거로 성삼위 하나님의 일치를 말씀하셨습니다. 삼위일체의 교리를 설명하는 것 중에 ‘페리코레시스’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상호침투, 상호내재라고 번역되는 용어입니다. 우리의 하나됨은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 양식에 근거합니다.
3. 기도한 대로 하나됨과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됨을 이루어 나갈 때,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시고, 세상은 하나님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새계명을 주신다고 하면서 서로 사랑하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제자임을 알리라고 하셨습니다(13:35).
이제 며칠 후면 대통령선거가 있습니다. 각자 소견에 옳은대로 투표하실 것입니다. 투표 결과에 따라 원하는 사람이 당선되었다고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저 사람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당선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후유증이 없는 선거가 되도록 기도해야 하고, 사분오열되는 풍토에서 교회와 성도들은 찢어지고 갈라진 마음을 봉합하고, 하나됨을 이루는 데 쓰임받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