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은혜와 교회의 배려와 성도님들의 사랑으로 50일간의 안식월을 은혜 중에 마치고 무사히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시인과 촌장’이 부른 ‘풍경’이란 노래 가사에 보면,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이라고 노래합니다. 하나님이 정해주신 자리에서 벗어나 더 넓은 곳을 다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금요기도회에 예배자로, 기도자로 참석하여 찬양을 올려드리는데, 눈물이 납니다. 역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새삼 느낍니다.
돌아보면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세상은 넓고 가볼 곳은 많지만, 낯선 곳을 돌아보면서도 늘 마음은 교회에 있었습니다. 우리 교회만 아니라, 그 지역 현지의 교회는 과거와 현재에 어떠한가를 습관처럼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명륜중앙교회는 어떠한가를 생각했습니다. 과거의 화려한 역사를 자랑하며 건물만 남아 있는 유럽 교회들을 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걸어간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있을까? 이곳에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시는가?’ 하는 고민을 진지하게 해 보았습니다. 과거의 명성이 빛나는 유럽의 교회는 화려한 건물만 유물로 남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박물관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반면, 가장 복음의 토양이 척박할 것 같았던 튀르키예에 세워진 현지인 교회에 복음이 가장 강력하게 드러나고 있고,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심을 보았습니다.
우리 교회를 비롯한 한국교회는 영적 권태기에 빠진 교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권태기는 부부나 연인 간에 서로에 대해 흥미를 잃고 싫증이 나고 마음이 식는 시기라고 정의합니다. 권태기에는 스킨십이 감소하고, 연락과 대화가 줄어들며, 예전과 다르게 신경을 덜 쓰게 되고, 귀차니즘에 빠지게 되고, 지루하게 느끼며 신선한 느낌이 없어집니다. 서운한 게 많아지고, 단점만 크게 보이게 되어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 정이 떨어지다가, 심한 경우에는 질리는 느낌마저 들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을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헤어지는 순서를 밟게 됩니다. 그러나 다시 처음 사랑을 회복하고, 감정의 불 지피기에 성공하게 되면, 더 성숙한 관계로 발전할 수 있게 됩니다.
요한계시록의 주님이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보낸 편지들에 보면 당시에도 이런 현상들이 나타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베소교회에는 처음 사랑을 잃어버렸다고 책망했고, 라오디게아교회에는 차든지 덥든지 하라고 책망하셨습니다. 우리는 어떤 교회를 세워나가야 할까요?
- 물질이 부요한 교회가 아닌 믿음이 부요한 교회
- 건물이 크고 화려한 교회가 아닌 다음 세대 사람이 많은 교회
- 모이는 교인이 많은 교회가 아니라 주님의 뜻에 헌신하는 제자가 많은 교회
- 현실의 벽과 시련에 절망하지 않고 미래에 희망을 주는 교회
- 마귀와 죄의 미혹과 시험에 넘어지지 않고 맞설 용기를 주는 교회
- 사람의 뜻과 방법이 아닌 하나님 말씀이 기준인 교회
- 자신의 만족과 유익이 아닌 하나님 나라가 목적인 교회
- 세상 이목에 움직이지 않고 주님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교회
- 이 땅의 나라보다 하나님 나라를 위해 움직이는 교회
- 편안하고 안락하여 나를 만족시키는 교회가 아니라 성령이 주시는 부담감에 반응하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