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5년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미식가였던 장 앙텔므 브리야 사바랭은 “미식예찬”에서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이 번역되는 과정에서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You are what you eat)’로 번역되었습니다. 내가 매일 먹는 음식이 몸에 누적되어 내 몸의 특성을 만든다는 뜻입니다.
우리 몸은 부족한 것이 먹고 싶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미각을 자극하기 위해 사용된 합성 감미료에 중독되고, 스트레스로 인한 당, 탄수화물, 지방 중독으로 해로운 것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었습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마음의 양식과 어떤 영의 양식을 공급하느냐가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는가를 결정짓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갓난아이들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고 말씀합니다. 그래야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았으면 그리하라고 권면합니다. 5월 첫째 주는 어린이주일로 지키는데, 어린아이가 왕성한 식욕으로 성장하는 것처럼, 우리도 믿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합니다.
베드로전서는 이방 세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이교도들의 공격과 조롱과 핍박을 받게 되는 성도들에게 어떤 신앙적 자세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교훈을 주는 말씀입니다. 당시 성도들은 종교적 소수자였고, 배척과 핍박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아직 수적으로는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연일 방송과 매체에서 조롱과 희화화의 대상이 되어 난타당하고 있고, 언제 소수자, 비주류로 전락해버릴지 모르는 한국 기독교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베드로전서를 받게 된 성도들은 동족 이방인들과 동일한 타락적인 삶의 양태를 보이다가 그리스도인이 되어 세상과 구별된 삶을 살아가던 자들입니다. 세상은 그것을 못 마땅하게 여겨 차가운 시선과 모욕과 중상모략과 같은 언어적 폭력을 포함한 온갖 다양한 방식으로 박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믿기 이전의 삶으로 회귀하라고 강요하는 압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전서에는 ‘불같은 시험’이라는 용어를 포함하여 고난이라는 단어가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성도들은 이 땅에서 외인, 나그네, 거류민과 같은 소외당한 주변인으로 묘사됩니다. 이런 상황에 처한 성도들에게 베드로가 전해준 해법은 그리스도인이 된 저들의 정체성을 상기시켜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고, 믿음이 가져다주는 유익함을 알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베드로는 성도들에게 박해자들에게 대항하면서 세상적인 방식을 취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모든 악독과 모든 기만과 외식과 시기와 모든 비방하는 말을 버리라(1절)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더욱 성장하라고 말씀합니다. 시험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싸움의 기술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성장하기 위해서는 좋은 것을 먹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주의 인자하심을 맛보아 그 유익함을 알고 있습니다.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먹는다는 것은,
1. 예수님께 나아가 예수님과 연합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연합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집을 짓는데 돌이 되어 함께 세워지는 것입니다.
2.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거룩한 제사장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택하신 족속이요, 왕같은 제사장이며 거룩한 나라요 하나님의 소유된 백성입니다. 우리를 어두운 데서 불러 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는 사명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