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밑이 빠져 구멍이 뚫린 독에는 물을 부어도 계속 새어나가 채워지지 않는 것처럼, 아무리 힘들여 노력해도 보람 없이 헛수고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지으실 때, 밑 빠진 독처럼 지으셨습니다. 아무리 수고하고 노력해도, 하나님 없는 인생은 결국 헛되고 허무함을 느끼게 하신 것입니다. 밑 빠진 독과 비교되는 개념이 생수의 근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생수의 근원이신 하나님을 버리고, 스스로 웅덩이를 팠는데, 그것이 밑 빠진 독과 같은 터진 웅덩이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찾고,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담이 범죄하여 추방당한 후 에덴 동쪽에서 멀어진 것처럼, 우리 인간의 본성은 끊임없이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가려고 합니다. 예레미야가 활동할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랬습니다. 하나님은 즉각적으로 저들을 심판하거나 징계하지 않으시고, 마치 치열한 법정 다툼을 통해 판결을 내리려는 듯이 저들의 잘못을 차근차근 지적하십니다.
먼저, 조상들의 잘못된 습성에 대해 지적하십니다. “너희 조상들이 내게서 무슨 불의함을 보았기에 나를 멀리하고 가서 헛된 것을 따라 헛되이 행하였느냐”고 말씀하십니다. 지금 저들의 죄는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에게서 멀어질 정도로 불의하게 행하신 것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저들은 하나님을 멀리하고 헛된 것을 따라 헛되이 행하고 있습니다. 배은망덕한 태도를 보입니다. 종살이하던 애굽땅에서 인도하여 거친 광야를 통과하게 하신 하나님을 어디에서도 찾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하나님은 옛적부터 베푸신 은혜를 배반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조상때부터 내려온 하나님께 대한 죄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십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기름진 땅으로 인도하여 그것의 열매와 아름다운 것을 먹게 하셨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그들은 이런 엄청난 은혜를 입고도, 하나님이 주신 땅을 더럽히고, 하나님이 주신 기업을 역겨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배은망덕한 모습은 광범위하게 퍼져있었습니다. 제사장들, 율법 학자들, 관리들, 선지자들 모두 하나님을 무시하고, 배반의 삶을 살았습니다. 위기와 곤경에 처했을 때, 마땅히 하나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고, 하나님이 어디 계신가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 대신 헛된 우상을 따르는 길을 택했습니다.
세 번째로 하나님은 본격적인 법적투쟁을 선언하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다시 싸우고 너희 자손들과도 싸우리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에서 싸운다(히, 리브)는 법정용어로 소송하다, 쟁론하다, 법적으로 다툰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불법적으로 하나님을 배반했지만, 하나님은 합법적으로 소송을 통해 법적으로 다퉈보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깃딤 섬들과 게달에 사람을 보내어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자신의 신들을 신 아닌 것으로 바꾸어 섬긴 일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자신의 신을 버린 패악을 이스라엘 백성들만 저질렀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로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경고하십니다. 저들의 잘못은 명백해졌습니다. 이대로 판결을 받는다면 놀라고 떨며 두려워할 만한 결과를 받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판결을 내립니다. 이스라엘의 죄, 그것은 생수의 근원이 되는 하나님을 버린 것과 스스로 물을 가두지 못할 터진 웅덩이를 판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버리고, 하나님을 찾지 아니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지 않고, 내 스스로 터진 웅덩이를 파고, 그것을 의지하여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며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