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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 아이들먼(Kyle Idleman)팬인가, 제자인가(not a fan)라는 책에 보면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지만, 제자로서의 삶보다는 팬처럼 따라다니기 쉽다고 이야기합니다. (fan)의 사전적 정의는 누군가를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팬은 안전한 관람석에 앉아 응원할 줄만 알지 경기장에서 필요한 희생과 고통은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이 온갖 혜택을 바라며 예수님의 주위에 팬처럼 몰려들지만 정작 자신을 희생할 만큼 가깝지는 않습니다. 이 책은 집요하게 우리가 입으로만 추종하는 예수님의 팬인지, 삶을 온전히 예수님께 드린 제자인지 캐묻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의 모습을 비춰보는 것은 매우 불편한 일이고, 외면하고 싶은 내용들이 많이 나옵니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을 무리들과 제자로 구분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기적을 보고, 배고픔을 해결해주고, 필요를 채워줄 때, 사람들은 소문을 내고 모여들어 팬클럽 같은 팬덤을 형성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에게 관심도 없고, 기대도 하지 않으십니다.

무리는 선동에 의해 모여지고, 제자는 훈련을 통해 만들어집니다. 무리는 보고 듣고 흥분하며 넓은 문으로 들어가는 것처럼 쉽게 모였다가 흥미가 식거나 실망하면 쉽게 떠나갑니다. 그러나 제자는 힘든 좁은 문으로 들어가듯 듣고 배운 대로 실천하며 살아내야 합니다. 무리는 많지만, 제자는 소수의 정예입니다. 팬은 단순한 열광을 진정한 헌신으로 착각하며 와서 환호하지만, 제자는 와서 죽으라는 요구를 받는 자입니다.

 

마태복음 4장 마지막 부분에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치유하심의 소문이 각지에 퍼지자 주변 모든 곳에서 질병과 귀신으로 고통당하는 자들을 데리고 예수님께 왔습니다. 25절에서는 수많은 무리가 따르니라라고 했습니다. 이 무리들은 5장에서 이어집니다. 1절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와 기적을 목격한 무리들은 팬덤(fandom)을 형성하며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떠나 산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러자 무리들은 빠져나가고 제자들만 예수님께 나왔습니다. 그리고 입을 열어 가르치시기 시작했습니다. 이 설교는 5-7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산에서 베푸신 가르침이란 의미로 산상설교, 산상수훈(山上垂訓), 그리고 그 내용이 보배처럼 귀하다고 해서 산상보훈(山上寶訓)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막상 산상보훈의 말씀들을 살펴보면 과연 우리가 이 말씀대로 살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기 시작한다는 것은 믿기 이전의 세상을 살던 것과는 다른 새로운 신분의 변화를 요구받는 것입니다. 믿는 자는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것이고, 성도로 살아가야 합니다. 요즘 성도는 서리집사가 되기 전의 평신도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지만, 성경에서 성도는 saint(성인, 성자, 신자)로 표현됩니다. 성도가 되는 순간 우리는 saint로 살아갈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자기 정체성(identity)을 아는 사람은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사명과 비전(vision)을 알게 된다는 말처럼, 내가 무리로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제자로 살아가고 있는지, 내 존재의 정체성이 산상수훈의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 그것이 불가능할지를 결정할 것입니다.

 

 


명륜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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