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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행복지수의 순위를 조사한 것들이 발표될 때가 있습니다. 경제적 안정, 높은 사회적 신뢰와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과 같은 객관적 기준에 부합하는 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객관적 지표로는 설명하기 힘든 결과도 있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전혀 행복할만한 기준에 충족되지 못했는데도, 스스로는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결과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느끼는 행복도 이와 같다고 말씀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볼 때는 불행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참으로 행복하다고 말하는 역설적 행복입니다.

오늘 본문은 제자로 모인 자들에게 주신 첫 번째 설교로 팔복이라 부르는 산상수훈의 첫 번째 꼭지입니다. 팔복의 특징은 역설, 파라독스의 복이라는 것입니다. 전혀 행복할 것 같지 않은 것을 복되다고 선포하시는 말씀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행복을 추구합니다. 헌법에도 행복추구권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신앙적으로도 번영신학이 유행했던 이유는 이런 행복에 대한 갈망을 신학적으로 잘 포장했기 때문입니다.

팔복은 이런 일반적 상식에 도전하는 말씀입니다. 팔복으로 시작되는 산상수훈의 배경을 이해하면 팔복의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절에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라고 배경을 설명합니다. 설교를 들으러 모인 사람은 무리들인데, 예수님이 설교하시는 대상은 제자입니다. 팔복기념교회가 있는 곳은 우리가 생각하는 산이 아닙니다. 작은 언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을 주독자층으로 생각하고 기록한 마태는 굳이 산이라고 표현함으로써 모세가 율법을 받아 내려온 시내산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애굽에서 나와 하나님의 백성으로 새 출발을 하는 백성들에게 주신 율법과 신구약 중간기의 암흑기를 끝내고 메시야의 도래로 주님의 제자로서 새출발하는 제자들에게 주신 말씀을 비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따를 미래의 제자들까지 바라보며 주신 말씀입니다.

팔복의 말씀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설정된 복이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복으로 연결된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처음 네 개는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설정된 복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가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얻는 복을 설명합니다. 그리고 이 복을 누린 자는 사람과의 관계에서 복된 자로 살아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팔복의 대상은 3인칭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11, 12절에서는 대상이 2인칭으로 좁혀집니다. ‘너희에게 복이 있나니, 너희의 상이 큼이라.’ 앞부분의 원리를 적용하며, 말씀대로 사는 자에게 베푸실 약속입니다.

 

이 말씀을 들으러 모인 제자공동체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예수님을 따라 제자의 삶을 살기 위해서는 세상에서 말하는 복의 기준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정신승리로 쟁취하는 주관적 행복감이 아닙니다. 가치관이 달라진 자만이 누리는 복입니다. 예수님과 연합한 자만이 느끼는 복입니다. 팔복은 여덟 개의 복을 모아놓은 것이 아니라 예수님과 연합한 자가 동시에 얻게 되는 복입니다. 어떤 신학자는 팔복을 퍼즐이나 모자이크에 비유했습니다. 퍼즐이나 모자이크 조각만으로는 형체가 불분명해 보이지만, 다 완성되면 하나의 그림이 보이는데, 그것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우리도 말씀을 통해 팔복의 내용을 확인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구현해 내는 제자로 살아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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