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묘미는 역전극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수를 교체했거나 감독이 작전을 변경한 것이 적중해서 역전승을 이끌었다면 그 감격과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이런 것입니다. 영적 역전승을 축하하는 축제가 예배입니다. 최고의 명장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할 작전을 계획하시고, 예수님께서 마귀를 유인해 작전에 걸려들게 하십니다. 십자가에 달려 죽으실 때 만 해도 마귀의 승리가 확정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 대역전극을 완성하시고, 마귀의 권세를 멸하고 우리를 구원하시는 작전을 성공과 승리로 이끄셨습니다. 이것을 기념하는 것이 예배이고, 그 날을 주일로 지킵니다.
초대교회의 지배적인 분위기는 장례식 같지 않았습니다. 기쁨과 경축, 찬양, 웃음으로 특징지어졌습니다. 단순한 죽은 자를 위한 추모식이 아니라, 기쁨의 향연이나 승리의 축연(祝宴) 같았습니다. 모일 때마다 예수님의 부활을 이야기했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을 축하하며 예배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기쁨의 잔치로 부활주일 예배를 드리며 성찬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성금요일을 Good Friday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날에 Good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이유는 성금요일은 부활주일로 이어지고, 곧 오실 성령강림주일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콘라드 하이어스(Conrad Hyers)가 지은 “그리고 하나님이 웃음을 창조하셨다(And God Created LAUGHTER)”라는 책에 보면 있었던 “위대한 농담”이라는 개념으로 초대교회 이래로 행했던 특별한 관습들을 소개합니다. 초기 그리스정교회에서는 부활절 다음날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이야기나 농담을 나누기 위해 성소에 모였습니다. 그 이유를 부활을 통해 하나님이 사탄에게 행하신 그 위대한 농담을 찬양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요즘 용어로 표현하면 joke time을 가지며 마음껏 웃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초대교회에서 상황극을 연출한 것입니다. 사탄을 잡기 위한 덫에 놓인 미끼로 예수님을 설정하고, 예수님의 십자가 덕분에 사탄을 멸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작전은 너무나 완벽하게 이루어져서 예수님의 제자들조차도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예수님을 섬기던 여종들도 안식일이 지나자마자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았다가 겨우 하나님의 계획을 듣게 되었습니다. 지진으로 주변은 혼란스러웠고, 돌문은 열려 있었고, 그 위에 천사가 앉아 있습니다. 돌문을 지키고 있던 병사들은 두려움에 사시나무 떨듯 떨며 마치 죽은 사람처럼 보일 지경이었습니다. 천사는 무덤을 찾아온 여인들에게 부활하신 빈 무덤을 보여주시면서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지금 보고 들은 것을 빨리 가서 제자들에게 이르고, 예수님이 저들보다 먼저 갈릴리로 가셔서, 거기서 만날 것이라는 소식도 알리게 했습니다.
예수님은 부활의 소식을 천사에게만 알리게 하신 것이 아니라, 친히 여인들을 만나 확증해주셨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여인들에게 평안하냐 물어주시고, 예수님임을 확인한 여인들은 발을 붙잡고 경배하며 예수님을 맞이합니다.
오늘 부활주일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기쁨과 환희와 감격이 우리에게도 있기를 소망합니다. 주님은 성경대로 오사,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다시 살아나셨습니다. 예배 마치고 빈무덤을 나가며, 부활의 믿음으로 주님 오실 때까지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