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사순절 첫 번째 주일입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사순절을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에 요엘 2:12-17의 말씀을 읽으며 시작했습니다. 특히 12-13절에 “너희는 이제라도 금식하고 울며 애통하고 마음을 다하여 내게로 돌아오라 하셨나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라고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사순절을 시작했습니다.
이 본문을 이해하려면 앞에 어떤 내용이 있었는가를 알 필요가 있습니다. 요엘서 1장부터 2장 11절까지는 그 유명한 메뚜기 재앙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재앙이 얼마나 큰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 엄청난 재앙 앞에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에덴동산 같았던 곳이 황폐한 들이 되어 버렸습니다. 2장에 오면, 잘 훈련된 군대로 표현된 메뚜기 재앙이 무자비하게 짓밟고 지나갑니다. 이 재앙 앞에 저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이때, 주신 말씀이 오늘 본문입니다. 어떤 말씀을 주셨을까요? 오늘 본문의 중요한 개념들을 살펴봅니다.
1) 이제라도 – ‘이제라도’라는 말은 ‘늦었지만, 아직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직 기회를 거두지 않으신 것이 은혜입니다. 이제라도 남아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2) 돌아오라 – 돌아온다는 것은 원래 있어야 할 곳에서 떠났다는 것을 전제로 한 말입니다. 탕자는 아버지 집을 떠났기 때문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큰아들은 몸으로 아버지 집을 떠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마음이 멀어졌다는 것을 깨닫지 못해 돌아올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돌아가야 할 곳이 하나님 품임을 말씀합니다.
3) 금식하고 울며 마음을 찢으라 – 하나님께로 돌아가려면 하나님을 떠나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것이 잘못된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깨닫는 것이 은혜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것이 나의 문제라는 깨달음이 없이는 해결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깨달은 자는 금식하고, 울며, 마음을 찍게 됩니다. 금식하며 울며 마음을 찢는다는 것은 극도의 슬픔을 느낄 때 하는 행동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슬픔을 느끼는 원인을 외부에서 찾습니다. 누구 때문에, 무엇 때문에, 어떤 일 때문에 슬픔을 느낍니다. 울분(鬱憤), 한(恨), 절규(絶叫)로 표현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원하시는 슬픔은 모든 것의 문제가 나 때문임을 깨달을 때, 오열하며 하는 행동입니다. 마음을 찢는 것은 영적 수술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순절은 성경에 없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은 사순절을 지키는 것이 바리새인들이 만든 율법의 확대조항처럼 여겨 불필요하게 생각하지만, 우리의 영적 성장을 위한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순절에는 결혼식도 하지 않고, 여행도 가지 않고, 외식도 하지 않고,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 하는 일들을 금하며 지내기도 했습니다. 사순절이 율법이 되어 어떤 행위만 금하는 것에 만족하고, 자유롭게 사는 이들을 정죄해서도 안 되지만, 영적 성장과 훈련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면 유익함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라도, 하나님께 돌아갑시다. 금식하고 울며 마음을 찢는 심정으로 우리 자신을 살피고, 주님께 가까이 가는 사순절이 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