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과 상호의존성

by 관리자 posted Jan 20,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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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설날입니다. 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신년의 의미도 있지만, 가족들이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 하나됨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가족의 형태나 의미도 많이 달라졌지만, 하나님이 지으신 공동체의 원리를 살펴보면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보겠습니다.

원래 오늘의 본문은 교회론이나 은사론으로 해석되고 인용되는 본문입니다. 교회를 몸과 지체라는 메타포(metaphor, 은유)를 사용해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로마 세계에서도 머리와 몸의 메타포를 사용해서 제국의 건강은 머리인 황제에 달려 있고, 국민들은 머리를 위해 존재한다고 가르쳤습니다. 플라톤 역시 머리는 신체에서 가장 신성한 부분이기에 머리가 신체의 다른 부분을 지배하는 것은 당연하고, 몸은 머리가 땅에 떨어져 굴러다니지 않도록 안전하게 나르는 운반 기재일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즉 도시국가들의 일치와 권력자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수사학적 표현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은 머리보다 몸과 지체의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세우신 가정과 교회 공동체에 모두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공동체의 원리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을까요?

 

1) 많은 지체가 있지만, 한 몸을 이루고 있습니다.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몸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통일성과 결속력을 강조합니다. 예수님도 성찬식에서 성찬에 참여하는 우리가 모두 하나임을 강조합니다. 다양한 지체를 한 몸으로 만드는 것은 성령님입니다. 성령을 받았다고 그 지체의 기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연합하여 한 몸을 이루게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가정이나 교회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지만, 성령으로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2) 다양한 지체들은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이 기능은 다른 것으로 대치될 수 없는 그 지체만 할 수 있는 고유한 기능입니다. 불가피한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하기에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됩니다. 특히 다양한 기능을 가진 다양한 지체들을 만드신 것은 하나님이 설계하신 것입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외모나, 기능과 역할로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과도한 독립의식이나 우월감은 공동체를 위축시키게 합니다.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며, 서로 필요하며, 서로를 돌봐야 하는 책임도 있습니다.

 

3) 약하게 보이는 지체가 아름다운 지체보다 오히려 요긴합니다. 우리 몸을 이루는 지체들은 기능과 멋을 담당합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지만, 사실은 기능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은 약한 것이 더 보호받게 하십니다. 특히 중요한 기능을 가진 지체는 보이지 않게 숨겨두었고, 반대로 눈에 띄는 것들은 기능적으로 크게 중요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4) 지체는 고통과 영광에 하나가 됩니다. 지체는 고통으로 함께 고통을 느끼며 하나가 됩니다.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즐거워합니다. 함께 고통을 통과한 공동체는 강력한 결속력을 가지게 됩니다. 기쁨과 영광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가 됩니다. 가족이나 교회는 경쟁상대가 아니라 한 몸으로 하나의 운명공동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