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소식 - 수상

by 관리자 posted Dec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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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제17회 해양 문학상(은상) 수상

 

                                   <  길덕호 장로 >

 

              

    제목 : 물비늘 

 

나는 바다를 모른다.

 

아버지의 무심한 얼굴처럼 언제나 무뚝뚝한 바다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희로애락의 공허함이 꿈틀대는 물의 근육

 

나는 아직 바다를 알지 못한다.

 

납작하게 바닥에 엎드려 푸른 날들을 연구하셨던 아버지

그물을 당겨 그 속내를 파헤쳐보지만

언제나 건지는 것은 가난이라는 빈 몸뚱아리뿐

허탕치는 날에도 수평선에 굽은 허리를 걸쳐야만 했다.

 

파도의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이름 모를 물고기들이

저쪽 생에서 이쪽 생으로 유영하고

비늘의 방향을 틀어 불확실한 운명에 맞선다.

 

깊이도 넓이도 모르는 바다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원시의 숨을 쉬는지 

태곳적 비밀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모르는 것 투성이인 바다

어디선가 그물을 내릴 아버지의 낡은 배가

낯설도록 푸른 생으로 넘실거리며 

미지의 세계를 넘보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은 난해하기만 하고

해안가에 그려진 미스테리 서클

파도의 한 자락을 끌어다 맹목의 두 발을 덮는다.

햇살은 물음표의 표정으로 아는 듯 모르는 듯

조각조각 물 위에 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