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우소식 - 수상

by 관리자 posted Dec 0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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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 제15회 복숭아 문학상(우수상) 수상

 

                                   <  길덕호 장로 >

 

              

 

   제목 : 복숭아 

 

한여름 땡볕 그늘 아래에서 달을 땄다.

 

솜털이 달달한 고사리손으로

시원한 바람을 움켜쥐고 한입 가득 베어 문다.

손가락 사이로 꿀물이 주루룩 흘러내리고

초승달이 되었다가 그믐달이 되었다가

낮달은 위성의 운행을 멈춘다.

 

매미의 소리가 은하수처럼 뿌려지고

개울의 미사가 풀피리를 부는

우주의 정거장

 

아버지는 하얀 우주복을 입으시고

오늘도 무중력의 시간을 어루만지신다.

 

복숭아나무 그림자에 드는 순간

펼쳐지는 적멸의 밀림

 

누구나 이곳에선 하늘과 연을 맺는다.

굽이치는 파동의 설익은 인생들이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숙성되는 카오스의 질서

 

뜨거운 생의 한 귀퉁이가 온통 붉은색이라는 건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낮달이 꿀꺽 블랙홀로 빨려들고

과수원은 후두둑

개벽의 몸살을 앓는다.

 

*제임스 웹 망원경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이어 우주 공간에서 먼 우주를 관측하는 심우주 망원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