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다윗의 일생을 말씀을 통해 살펴보았습니다. 소년시절 골리앗을 쓰러뜨렸던 가슴 벅찬 승리의 순간, 억울한 자들을 품어 안았던 아둘람 굴의 헌신, 엔게디 동굴에서 복수의 칼을 내려놓았던 절제, 평안할 때에도 도리어 하나님과의 친밀함을 사모했던 믿음, 그리고 밧세바 사건이라는 인생의 가장 깊은 수렁에서 철저하게 회개하며 다시 일어섰던 신앙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다윗 시리즈의 종착역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역사의 무대에서 퇴장해야 할 때, 그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신앙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육상경기 중에 계주라는 종목이 있습니다. 계주는 한 사람 한 사람이 빨리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바통을 주고받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가장 빠르게 앞서가던 팀이라도 바통 터치에 실패하면 실격하거나 순위에서 밀려나게 됩니다. 바통을 넘겨주어야 할 때, 넘겨주지 않고 영원한 주인공이 되려 하다 보면 추악하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다윗이 이스라엘의 모든 리더십들을 모아, 공식적으로 퇴장을 선언하며, 다음 세대인 아들 솔로몬에게 거룩한 사명의 바통을 넘겨주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백 년의 역사를 써 내려가는 우리교회 입장에서도 우리가 계주의 중간 주자처럼 우리의 사명을 감당하고, 다음 세대로 바통을 이어주는 마무리까지 잘해야 합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징검다리로 아름다운 퇴장의 모습을 보인 다윗을 통해 배워야 할 교훈을 살펴보겠습니다.
1.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멈출 때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 내 열심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멈추라 하실 때, 멈출 줄 아는 순종이 필요합니다. 다윗은 평생 하나님의 집을 지어 드리고 싶은 열망이 있었습니다. 특히, 자신이 화려한 백향목 궁에 살면서 하나님의 궤가 천막에 있는 것이 송구스러웠습니다. 그래서 틈나는 대로 성전 건축을 준비해왔지만,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셨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다를 수 있습니다. 이때 하나님의 거절 앞에 멈출 줄 알아야 합니다.
2. 내가 하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이 맡기신 자가 완성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 하나님을 섬기는 일에는 자신의 서운함보다 하나님의 뜻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거절 앞에 다윗은 그 뜻을 철회하거나 방관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솔로몬에게 그 사명을 전수해주면서 격려합니다. 자신이 평생 모은 막대한 금과 은, 놋과 철을 다 물려줍니다. 심지어 성전의 복도와 창고, 기구들에 대한 치밀한 설계도까지 완벽하게 넘겨줍니다. 자신은 화려한 무대 뒤로 사라지고 다음 세대가 그 위에서 마음껏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든든한 징검다리, 거룩한 디딤돌이 되어 주었습니다.
3. 모든 것이 주의 손에서 왔음을 고백해야 합니다. - 다윗은 그의 공로를 자랑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설계도도 자신의 지혜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여호와의 손이 임하여 이 모든 일의 설계를 그려 나에게 알려주셨다고 했습니다. 평생을 모은 천문학적인 재산을 바치면서도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을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대상 29:14)”고 고백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무대의 중심에서 내려와야 할 때가 옵니다. 나를 통해 이루지 못한 미완의 사명은 우리 후대를 통해 하나님이 이루실 것입니다. 그것을 믿고,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는 부분이 있어도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며, 다음 세대가 이어서 할 수 있도록 준비하여 물려주는 사명을 감당하기 바랍니다. 우리 다음 세대는 그 뜻을 디딤돌 삼아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이루어 가게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