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이름으로 문안합니다
매주 얼굴을 맞대고 하나님을 예배하고, 함께 주님의 교회를 섬겨온 성도님들께 목회서신을 쓰며 얼굴이 아닌 글로 문안한다는 것이 많이 낯설고 어색합니다. 지금이라도 주일이 되면 강단에 서서 말씀을 전하고 예배를 인도해야 할 것 같은데, 몸이 멀리 떨어져 있다는 것이 그럴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새삼 바울이 서신을 통해 교회와 성도들에게 편지를 보낸 심정을 이해하게 됩니다. 직접 만나 교제할 수 없다는 것이 더 간절한 마음을 품게 하고, 더 깊이 있는 사귐을 갖게 합니다. 목회서신을 쓰고 있는 중에도 월삭기도회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고, 단기선교를 떠난 청년부는 곧 공항에 도착할 것이고, 교역자들과 교직원들은 주일 준비를 하며 분주하게 보낼 것입니다. 주일이 되면 고재길 교수님이 말씀을 전해주시고, 예배가 마치면 식사를 나누며 교제를 나눌 것입니다. 누군가 ‘담임목사님은 잘 있나 모르겠다’고 하면 저에 대한 정보를 알고 계신 분들이 소식을 나누어 주실 것입니다. 여전히 유치부, 아동부, 중고등부, 청년부는 부서별로 모일 것이고, 청장년부도 소그룹으로 모여 말씀과 삶을 나눌 것입니다. 찬양대로, 주방으로, 안내와 예배 위원으로, 카페 봉사로, 교사로, 당회로, 그리고 예배의 자리를 지킴으로, 이렇게 각자의 자리를 잘 지키고 주님의 몸인 교회를 섬기실 성도님 한분 한분을 떠올려봅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사하게도 저에게 안부를 묻거나 연락하시는 분이 한 분도 없습니다. 안식월 기간이라도 편히 시간을 보내라는 배려임을 잘 압니다. 그래서 때로는 교회 돌아가는 상황이 궁금해 죽겠는데도 일절 물어보고 있지 않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 저는 이 말을 믿습니다.
아참, 저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걷는 훈련을 잘하고 있고, 체력도 많이 좋아진 것을 느낍니다. 많이 이동하거나 많이 움직인 날은 피곤함을 느끼지만, 안식월 시작 전에 비하면 체력이 월등히 향상된 것을 느낍니다. 그리고 상상하지 못했던 인도하심을 받고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나그네로 살아가면서 하나님과 더욱 친밀해졌습니다.
성도님들도 무더위에 건강 잃지 않도록 유의하시고, 곧 돌아가 다시 만나 뵐 때까지 하나님의 선하심이 늘 함께하시길 기도합 니다.
- 손의석 위임목사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