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이란 심리학 용어가 있습니다. 피하거나 극복할 수 없는 부정적인 상황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어떠한 시도나 노력도 결과를 바꿀 수 없다고 여기고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말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거듭된 실패로 자존감을 잃게 되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의욕을 상실하게 됩니다. 실제로 현대인들 중 상당수는 우울증과 번아웃 사이에서 허덕이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대상이 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상황은 영적 무기력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이미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온 지 70년이 지났습니다. 바벨론에서 태어난 이스라엘 백성들은 날때부터 노예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돌아보면, 나라는 망하고, 성전은 무너지고, 대부분의 지도자급 백성들은 포로로 끌려와 온갖 수모와 고통을 당하고 있었고, 이렇게 세월이 흘러 70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심리적으로나 영적으로 심각한 무기력과 좌절에 빠져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야를 통해 하나님이 말씀을 전하는 것이 오늘 본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영적 무기력에 빠져있는 백성들이 무기력과 좌절을 극복하고 일어나기 위해 필요한 해법을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1. 우리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과 현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힘들면 힘들수록 부정적인 상황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운명이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인지 치료를 하듯,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가를 알게 될 때, 우리는 부정적인 인식을 바꿀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인간 수준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사람의 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입니다.
2. 우리의 부정적 인식을 버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무기력과 좌절에는 항상 부정적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부정적 경험이 굳어진 것입니다. 저들은 내 길은 여호와께 숨겨졌고, 내 송사는 내 하나님에게서 벗어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들은 ‘어찌하여’라고 하면서 탄식했습니다. 하나님께 실망한 것입니다. 하나님께 기대했던 것들이 번번이 지속적으로 좌절되는 경험을 한 것입니다. 부정적 자아상에 갇히면 그 자리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그럴 때, 다시 우리의 시선을 하나님께로 돌려야 합니다. 우리를 좌절시키는 상황을 보지 말고, 그 상황을 변화시킬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3. 하나님을 앙망하여 하나님이 주시는 새 힘을 얻어야 합니다. 앙망하다는 단어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어떤 개념이 아니라, 계속해서 하나님을 바라보고 의지하는 행동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기력과 반대되는 개념은 힘입니다. 여호와를 앙망하면 새 힘을 얻게 됩니다. 하나님의 힘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세상의 힘만 생각합니다. 유다를 멸망시킨 제국의 힘, 돈의 힘, 권력의 힘, 위계에 의한 지위의 힘, 결집된 무리와 단체의 힘, 군사력과 무력의 힘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때로는 이러한 세상의 힘의 벽에 부딪혀 좌절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음은 그 세상의 힘을 무너뜨릴 수 있는 하나님을 앙망하는 것입니다.